이재명의 꿈 1화. 산골소년

2026년 5월 18일 월요일, '잼이야기' 카테고리에 게시된 글입니다. 제목 : 이재명의 꿈 1화. 산골소년...

우리집은…

도로도 없고, 차도 없는 산골이었어요. 어디냐구요?
경북 안동군 예안면 도촌이라고 들어보셨어요?

학교 한 번 가려면 두 시간을 걸어야 했죠. 산길 걷는 데야 어지간히 도가 트인 저였지만 학교에 도착하면 배는 쑤욱 꺼지고 힘은 쪼옥 빠졌어요. 그래도 다람쥐와 새들이 마중 나와 주는 등굣길이 즐겁기만 했답니다.

저의 초등학교 저학년 성적은 그닥 우수하지 못했어요. 준비물 한 번 제대로 챙겨갈 수 없는 집이었으니까요. 간혹 잘 본 시험지가 있을 때도 시험을 못 봐 울상이 된 친구에게 줘 버렸어요. 우리 부모님은 자식의 성적 같은 건 신경 쓸 여유가 없었거든요.

시험지를 바꿔주고 얻어먹은 건빵은 유혹적이었지만, 나쁜 성적 때문에 혼날까 봐 걱정하는 친구가 실은 더 부러웠어요.

같은 반 친구들이 모두 교정에서 풍경화를 그리러 나간 미술 시간에도 저는 혼자 화장실 청소를 했어요. 크레파스와 도화지를 준비해 갈 수 없었기 때문이죠.

덕분에 다른 아이들이 잘 모르는 것도 알게 되었답니다. 할미꽃 뿌리를 변기에 다져 넣으면 구더기가 없어진다는 지혜 같은 것들요.

간혹 부당하게 받아야 한 매와 벌은 싫었지만 그래도 학교가 좋았어요. 공부도 재밌고 친구들과 노는 것도 즐거웠어요. 하지만 무엇보다 좋았던 건 도서실에서 마음껏 볼 수 있는 책들이었어요.

주인공들이 고난을 헤치고 통쾌하게 성공하는 이야기들을 특히 좋아했어요. 저도 언젠가 그렇게 되어 어머니를 행복하게 해주고 싶었거든요.

학교 가는 길만큼 기쁜 일은 하굣길 마을 어귀 산비탈에서 어머니를 발견할 때였죠. 아무리 기분 나쁘고 슬픈 일이 있어도 어머니 품에 안기면 다 잊을 수 있었거든요.

제가 초등학교 3학년 때 우리 아버지는 돈 벌러 서울로 가셨어요. 그래서 어머니는 남겨진 우리 다섯 남매를 혼자 키워야 하셨지요.

저는 그런 어머니에게 꽁보리밥과 겨떡을 먹어도 늘 환한 웃음을 보이고 싶었어요.

관련 기사

이 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
좋아요 2
🤩
감동 2
🙅
싫어요 0
🤬
화남 0

댓글 1

최대 글자수 0 / 500

위인전기의 시작 좋아요👍

답글
0명 참여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