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을 권리”의 격차…전남·경북 가정형 호스피스 ‘0곳’에 ‘원정 임종’ 늘었다

2026년 5월 5일 화요일, '자유게시판' 카테고리에 게시된 뉴스입니다. 제목 : “죽을 권리”의 격차…전남·경북 가정형 호스피스 ‘0곳’에 ‘원정 임종’ 늘었다...

전남·경북 지역에서 임종기 환자가 선호하는 ‘가정형 호스피스’가 사실상 사라진 상태라는 지적이 나왔다. 동아일보 보도에 따르면 전남과 경북에는 가정형 호스피스 기관이 각각 0곳이며, 충북·충남·경남 역시 1곳에 그치는 등 지역 간 의료 인프라 편차가 극심하다. 그 결과 환자와 가족들은 거주지에서 임종을 맞는 대신 인근 대도시나 수도권으로 이동하는 이른바 ‘원정 임종’을 택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 문제는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가운데 ‘존엄한 죽음’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커지고도, 실제 돌봄 체계가 지역에 고르게 깔리지 못한 데서 비롯된다. 전문가들은 호스피스와 재택·방문 돌봄이 취약한 지역일수록 환자가 제때 완화의료를 받지 못하고, 결국 임종의 질 격차로 이어진다고 경고한다.

가정형 호스피스 ‘수도권 쏠림’이 부른 원정 임종

동아일보가 인용한 중앙호스피스센터 자료에 따르면 전국 호스피스 기관 126곳 가운데 47.6% (60곳)이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병원에서 24시간 돌봄이 이뤄지는 ‘입원형 호스피스’도 전국 병상 1910개 중 50.5% (963개)가 수도권에 몰려 있다. 의료 서비스의 ‘공간적 접근성’이 전제돼야 한다는 점에서, 이런 구조는 임종기 환자의 선택권을 제한할 수밖에 없다.

특히 ‘가정형 호스피스’에서 격차가 더 선명하다. 전체 40곳 중 47.5% (19곳)이 수도권에 분포한 반면, 동아일보 보도에 따르면 경북·전남은 가정형 호스피스 기관이 한 곳도 없다. 충북·충남·경남 또한 각각 1곳 수준에 그친다. 임종기 환자와 가족이 가장 원하는 형태의 돌봄—‘내 집에서, 필요한 순간에 의료·정서 지원을 받는 방식’—이 지역에 없으면 결국 이동이 선택지가 된다.

[호스피스, 임종, 의료격차] 기사 핵심 맥락을 보여주는 이미지 - 동아일보가 인용한 중앙호스피스센터 자료에 따르면 전국 호스피스 기관 126곳 가운데 47.6% (60곳) 이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에 집중돼...
기사의 핵심 내용을 시각화한 AI 이미지입니다. 동아일보가 인용한 중앙호스피스센터 자료에 따르면 전국 호스피스 기관 126곳 가운데 47.6% (60곳) 이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병원에서 24시간 돌봄이 이뤄지는 ‘입원형 호스피스’도 전국 병상 1…

지방의 ‘죽음 취약성’…가족에게는 시간·비용·심리 부담

실제 현장에서는 어려움이 구체적으로 나타난다. 보도에 따르면 경북 청도군에서 간암 말기였던 남성은 임종기 통증과 불편을 견디기 어려워져 결국 병원으로 옮겨야 했고, 지역에는 의료진이 자택을 정기적으로 방문해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완화하는 ‘가정형 호스피스’도, 재택의료를 제공하는 센터도 없는 상황이었다.

지역 주민과 가족들의 증언도 비슷한 결론으로 수렴한다. ‘타지 병실에서 시간을 보내고 싶지 않다’는 바람이 있으나, 돌봄 인프라가 부족하면 선택권이 현실적으로 봉쇄된다. 한 사례로, 보도는 전남 신안군에 거주하던 환자가 수도권의 가정형 호스피스를 받기 위해 가족이 환자를 서울로 모신 경우도 전했다. 이러한 이동은 환자의 심리적 안정 측면에서 손해일 수 있을 뿐 아니라, 가족에게는 장거리 이동·돌봄 공백·비용 부담 등 추가 압박이 된다.

왜 수도권으로 몰리나…“환자 쏠림의 악순환”

전문가들은 호스피스 수요가 수도권에 집중되면서 지방이 다시 더 취약해지는 악순환이 형성된다고 본다. 보도는 대형 병원과 공공병원이 많은 수도권이 상대적으로 나은 편이지만, 그만큼 지방의 수요가 수도권으로 이동해 지방 의료기관은 운영의 지속성을 확보하기 어려워진다고 지적한다. 결국 의료기관이 완화의료를 제대로 운영하기 어려워지고, 돌봄이 필요한 환자는 다시 수도권을 찾아 ‘재차 이동’하는 구조가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문제는 임종기 환자를 안정적으로 수용·관리할 수 있는 지역 요양 체계의 한계다. 일부 요양기관은 극심한 통증을 동반하는 임종기 환자 수용을 부담스러워하거나, 특정 치료 단계(예: 항암 치료 중인 환자)에만 제한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우도 있다는 설명이 덧붙여졌다. 이런 조건이 맞물리면, 지방에서는 결국 ‘시설로의 임시 이동’조차 쉽지 않아 원정 임종으로 귀결될 위험이 커진다.

[호스피스, 임종, 의료격차] 기사 영향과 배경을 설명하는 이미지 - 전문가들은 호스피스 수요가 수도권에 집중되면서 지방이 다시 더 취약해지는 악순환이 형성된다고 본다. 보도는 대형 병원과 공공병원이 많은 수도권이...
기사의 배경과 파장을 설명하는 AI 이미지입니다. 전문가들은 호스피스 수요가 수도권에 집중되면서 지방이 다시 더 취약해지는 악순환이 형성된다고 본다. 보도는 대형 병원과 공공병원이 많은 수도권이 상대적으로 나은 편이지만, 그만큼 지방의 수요가 수도권으로 이동해 지방 의…

해법은 “연계”와 “지역 1차 의료의 역할 강화”

전문가들은 단순히 호스피스 기관 수를 늘리는 데서 그치지 않고, 지역 의료가 서로 연결되는 체계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보도는 지역 병원이 재택의료와 통증 조절 등 기본적인 건강 관리를 맡고, 필요 시 호스피스 병동이나 상급병원으로 신속히 연계하는 구조를 제안한다. 이를 위해 호스피스 수가(의료 제공 대가)를 현실화해 참여 유인을 높이고, 의료 취약지의 의료기관이 장기적으로 서비스를 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즉, 핵심은 ‘죽음의 마지막 단계’를 특정 시설에만 의존하지 않고 지역 의료의 일상 운영 속으로 흡수하는 것이다. 환자와 가족이 거주지에서 가능한 범위 내 돌봄을 받고, 위중한 경우에만 단계적으로 이동하도록 만드는 방식은 원정 임종의 필요성을 줄이면서도, 치료 연속성 측면에서 더 안전할 수 있다.

무엇이 달라져야 하나…다음 과제는 인프라 격차 해소

이번 보도가 던진 질문은 명확하다. ‘존엄한 죽음’을 말로만 약속하는 것이 아니라, 임종기 환자들이 실제로 접근 가능한 돌봄 자원이 지역마다 확보돼야 한다. 특히 가정형 호스피스처럼 환자의 선호가 강한 서비스에서 경북·전남이 0곳이라는 사실은 정책 우선순위가 어디에 있어야 하는지 보여준다.

향후 관건은 지역 단위로 가정형 호스피스와 재택·방문 돌봄을 어떻게 확충하고, 동시에 환자 이동을 줄이기 위한 연계 시스템을 얼마나 촘촘히 구축하느냐에 있다. 중앙정부와 지자체, 의료기관이 참여하는 로드맵이 구체화될지 주목된다. 원정 임종이 ‘예외’가 아니라 ‘관성’이 되고 있다면, 사회는 마지막 단계의 돌봄에서부터 격차를 줄여야 할 책임을 피하기 어렵다.

이 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
좋아요 0
😭
슬픔 0
🤬
화남 0
🤩
감동 0
🥳
응원 0

댓글

IP 21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