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저 이전’ 예산 불법 전용 의혹, 김대기·윤재순 구속…특검 첫 신병 확보

윤석열 정부의 ‘대통령 관저 이전’ 과정에서 예산을 불법 전용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전직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들이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은 22일 김대기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윤재순 전 총무비서관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했으며, 김오진 전 관리비서관은 구속영장이 기각돼 첫 재판 결과가 엇갈렸다. 이번 구속은 권창영 2차 종합특별검사팀이 출범한 지 86일 만에 이뤄진 ‘특검 첫 신병 확보’로, 특검 수사의 속도와 ‘윗선’ 개입 여부 수사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법원이 판단한 쟁점…구속영장 발부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부동식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김 전 실장과 윤 전 비서관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반면 김오진 전 관리비서관에 대해서는 주요 사실관계 인정에도 불구하고, 도주 및 증거인멸 우려가 크지 않다는 점 등을 이유로 영장이 기각됐다.
특검은 이번 의혹의 핵심이 공사 비용 조달 과정의 적법성 결여에 있다고 보고 있다. 김 전 실장과 윤 전 비서관은 2022년 관저 이전 공사 당시 무자격 업체에 공사비를 지급하기 위해, 관저 업무와 무관한 예산을 불법 전용한 혐의를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28억 원 예산 불법 전용’…수치로 본 의혹의 규모
특검이 제시한 혐의 범위는 구체적인 금액과 예산 흐름을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 보도에 따르면, 문제된 것은 행정안전부 예산 약 28억 원 상당이 관저 이전과 무관한 용도로 전용·집행됐다는 정황이다.
이 의혹은 ‘관저 이전 비용’ 산정과 실제 계약·견적 과정의 불일치에서 출발한 것으로 보인다. 당초 대통령실은 당선 직후 대통령실과 관저 이전에 들어가는 전체 비용을 약 496억 원으로 집계하면서, 관저 이전(공관 리모델링) 비용은 약 25억 원으로 설명했다. 이 가운데 관저 내부 인테리어 명목 예산은 14억 4천만 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후 실제 공사를 맡은 업체가 제출한 견적서에는 인테리어 비용이 약 41억 2천만 원으로 기재돼, 당초 예산 대비 약 3배에 가까운 비용이 책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은 이 과정에서 대통령실이 별도의 검증이나 조정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공사를 진행했다고 본다.
계약 절차 부실 의혹…문서 미제출과 ‘절차 위반’ 논리
이번 사건에서 특검이 특히 문제 삼는 부분은 비용이 늘어나는 과정에서 계약·설계 등 절차상 필수 문서가 확보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보도에 따르면 계약서나 설계도 등 계약 과정에서 요구되는 자료가 제출되지 않은 정황이 확인됐다.
특검은 예산 전용이 단순한 회계 처리상의 문제를 넘어, 공사를 성사시키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됐을 가능성에 무게를 둔다. 예비비 28억 원 상당을 불법적으로 전용·집행해 공사비 부담을 떠안게 했다는 것이 특검의 핵심 시각이다.
또한 특검 수사 과정에서 행정안전부가 ‘예비비를 더 만들기 어렵다’, ‘대통령 비서실에서 지시한다’는 취지의 보고서를 작성한 정황도 드러났다고 한다. 이는 예비비 편성·집행 과정에서 외부 압력이 작동했을 수 있다는 의혹으로 이어진다.
‘윗선’ 수사로 확장 가능성…특검의 다음 단계
특검은 구속 수사로 전환되면서, 공사 과정에 실제로 누가 관여했는지를 보다 촘촘히 규명할 계획이다. 보도에 따르면 특검팀은 공사에 참여한 업체들의 계좌를 압수수색·분석한 결과, 종합건설업 면허가 있는 원담종합건설이 받은 2차 공사 대금을 21그램 김태영 대표 측에 전달한 정황을 파악했다.
여기에 더해, 특검이 구속된 피의자들의 진술과 수사 자료를 바탕으로 ‘윗선’ 개입 여부를 집중적으로 추궁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특히 대통령실 내부 또는 관련 인사가 공사비 증액과 예비비 전용의 흐름에 어떤 방식으로 관여했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보고·지시가 어떻게 이뤄졌는지가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검은 “국민적 의혹 해소를 위해 적법절차를 준수하면서도 끝까지 불법으로 인한 이익의 귀결점을 확인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첫 신병 확보를 계기로 수사는 공사 업체 선정, 대금 지급 구조, 문서 누락 경위 등으로 더 확대될 전망이다.
무엇이 남았나…재판과 추가 수사 변수
이 사건의 다음 관전 포인트는 구속 피의자들에 대한 재판 진행과, 영장 발부·기각의 결론이 본안 심리에서 어떻게 이어질지 여부다. 법원이 판단한 ‘도주 및 증거인멸 우려’의 정도가 이후 증거 조사와 혐의 입증 과정에서도 어떤 의미를 갖는지가 관건이다.
또한 특검 수사는 구속된 인물들의 관여 범위를 넘어서, 예산 전용을 가능하게 했던 조직적 절차와 지시 라인을 추적하는 방향으로 확장될 가능성이 크다. 구속영장 발부로 수사 동력이 생긴 만큼, 향후 추가 압수수색과 참고인 조사 결과, 그리고 ‘윗선’ 관련 진술이 수사 방향을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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