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적으로 늘어나는 폐교(閉校)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가 유휴 학교시설을 지역 자산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정부가 ‘폐교 활용’을 주제로 한 공동 공모를 첫발로 내딛는 가운데, 지자체와 지역 주체가 함께 참여해 활용 계획을 발굴하고 실행까지 연결하는 방식이 핵심이다.
이번 움직임은 교육 여건 변화로 계속 발생하는 폐교의 ‘방치 리스크’를 줄이고, 시설을 문화·복지·경제 활성 등 지역 기능으로 재배치하겠다는 취지로 읽힌다. 정부의 공동 공모는 기존 단발성 처분 중심 접근에서 벗어나, 지역의 실제 수요와 실행 가능성을 중심으로 사업이 설계될 수 있도록 하는 데 초점이 있다.
폐교 활용, 왜 ‘공동 공모’인가
폐교는 더 이상 교육 공간이 아닌 상태로 전환되지만, 건물과 부지 자체는 지역 내에서 상대적으로 큰 규모의 유휴 자산이다. 문제는 이러한 시설이 소유 주체와 활용 주체가 분리되거나, 사업화에 필요한 재원·운영 역량이 부족하면 장기간 방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정부가 공동 공모 형태를 택한 이유는 명확하다. 공모 과정을 통해 지자체가 보유·관리하는 시설에 대한 활용 방향을 구체화하고, 지역 주민·민간조직·전문기관 등 다양한 파트너가 참여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즉, ‘폐교를 어떻게 쓰느냐’를 행정이 일방적으로 정하는 방식이 아니라, 지역 계획과 운영 모델을 함께 제출하게 함으로써 사업의 실현 가능성을 높이려는 접근이다.
지역 자산화의 활용 시나리오
폐교가 지역 자산이 되려면 용도 전환이 현실적이어야 한다. 이번 공동 공모의 방향성은 ‘교육시설’이라는 틀을 넘어 다양한 기능을 담는 데 맞춰질 가능성이 높다. 예컨대 지역 주민을 위한 복지·돌봄 공간, 지역 문화 거점인 전시·공연·평생학습 센터, 혹은 청년 창업이나 지역 서비스 거점으로 이어지는 소규모 경제 활동 공간 등이 대표적 활용 시나리오로 거론된다.
또한 폐교 부지의 입지에 따라 농촌 지역에서는 체험·관광 거점, 도시 외곽에서는 생활SOC(사회기반시설) 연계 시설 등으로의 확장도 가능하다. 정부가 공동 공모로 사업을 처음 설계하는 만큼, 단순한 시설 매각이나 철거가 아니라 용도 전환 후 운영까지 이어지는 계획이 심사에서 중요하게 다뤄질 수 있다.
기대효과와 남은 과제
폐교 활용이 성공할 경우 기대효과는 두 갈래다. 첫째, 지역 내 유휴 자산이 사라지지 않고 재투입됨으로써 지역 경쟁력과 생활 기반을 강화할 수 있다. 둘째, 학교시설이 가진 비교적 탄탄한 건물·부지 인프라가 지역 수요와 결합하면, 외부에서 새로운 시설을 짓는 것보다 비용 효율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다만 과제도 있다. 폐교 시설은 오래된 경우가 많아 리모델링 비용과 안전·기능 개선에 대한 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 또한 운영 인력과 프로그램 설계가 부족하면 개소 이후에도 이용률이 낮아질 수 있다. 따라서 공동 공모는 ‘선정’보다 중요한 이후 단계(재정 지원, 리모델링 기준, 운영 관리 체계)가 얼마나 촘촘히 붙느냐에 성패가 달려 있다.
지자체와 지역 주체의 ‘실행력’이 관건
공동 공모는 지자체가 단독으로 계획을 내는 것보다, 지역 내 협업 구조를 구축하게 만들 수 있다. 예컨대 지자체가 시설 활용의 행정 절차를 주도하고, 지역 민간이 프로그램 운영이나 수익모델을 설계하는 방식이 가능하다. 또는 문화·복지·창업 분야의 전문기관이 컨설팅과 운영을 지원하는 형태도 상정할 수 있다.
결국 이번 공동 공모의 핵심 평가지점은 사업계획서 문구가 아니라 실제 운영 계획일 가능성이 크다. 지역 수요를 어떤 데이터로 확인했는지, 시설 리모델링 범위와 비용 추계가 합리적인지, 단기 개소 이후에도 지속 가능한 운영체계를 마련했는지 등이 중심이 될 수 있다.
무엇을 더 지켜봐야 하나
이번 시범 추진에서 가장 먼저 확인할 사항은 공동 공모의 세부 일정과 지원 방식이다. 어떤 유형의 폐교가 대상인지, 지자체 단독 신청인지 아니면 컨소시엄 형태가 요구되는지, 리모델링과 운영 중 어디에 더 강한 재정 지원이 붙는지 등이 공개되면 사업 가능성이 더 선명해질 전망이다.
또한 선정된 사업이 실제로 착공·개소까지 얼마나 빠르게 이어질지도 중요하다. 공동 공모가 ‘첫발’에 그치지 않으려면, 후속 지원과 제도 정비를 통해 지역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로 연결돼야 한다. 정부와 지자체가 유휴 학교시설의 재탄생을 얼마나 실질적으로 구현하는지, 향후 공모 결과와 실행 속도가 정책의 평가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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