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철 ‘유세차량 불법주정차’ 논란 확산…지자체·경찰은 왜 대개 범칙금 대신 이동조치할까

6·3 지방선거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가운데, 유세차량의 불법 주정차가 도심 교통과 보행 안전을 위협한다는 민원이 잇따르고 있다. 연합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경남 지역에서 횡단보도와 인도 사이에 차량이 세워져 보행자가 불편을 겪고 출퇴근 혼잡이 가중된다는 항의가 올라왔다. 문제는 단속·처벌 방식에서도 드러나고 있다. 선거기간에는 선거운동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해 지자체와 경찰이 대체로 과태료·범칙금보다 안전한 장소로 이동을 유도하는 조치에 무게를 두는 것으로 파악됐다.
“횡단보도·인도 사이 주차…안전 위협”
민원은 실제 보행 동선의 위험을 지적하는 방식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경남도당 게시판에는 지난 22일 한 시민이 선거 유세차량의 불법 주정차를 문제 삼는 글을 올렸다. 시민은 “21~22일 양산시 양주동 한 아파트 앞 사거리에서 횡단보도와 인도 사이에 유세차량이 서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출퇴근길이 혼잡한데 교통을 방해하고, 보행자가 제대로 보이지 않아 교통사고 유발 위험이 있다”며 “선거 유세차량은 교통법규를 무시해도 되는 겁니까”라고 비판했다.
이 시민은 불법 주정차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사진을 함께 첨부했으며, 안전신문고에 신고했다는 취지로도 알렸다. 도로교통법은 교차로, 횡단보도, 어린이 보호구역 등 특정 구역에서 주정차를 금지하고 있다. 그럼에도 선거철에는 후보 측 차량의 유동성이 늘면서 ‘시민 안전과 편의’가 충돌하는 지점이 나타난다는 평가가 나온다.
경남 곳곳서 ‘유세차량 민원’…단속은 비교적 낮은 수위
연합뉴스가 확인한 바에 따르면 이 같은 불법 주정차 민원은 지역별로 반복되는 양상을 보인다. 창원시 진해구에서도 지난 21~22일 사이 선거 유세차량 불법 주정차에 항의하는 시민 전화가 여러 건 접수돼 현장에 출동했다는 설명이 나온다.
다만 단속이 곧바로 과태료·범칙금으로 이어지지는 않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 눈에 띈다. 취재에 따르면 지자체나 경찰은 신고 접수 후 대개 차량을 안전한 곳으로 이동 요청하는 방식으로 정리하는 경우가 대부분인 것으로 파악됐다. 선거기간에는 선거운동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한 고려가 반영된 조치라는 설명이다.
이 과정에서 예외적으로 적용되는 기준도 존재한다. 기사에 따르면 선거 유세차량의 면제 대상은 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된 유세차량으로 제한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즉, 등록 여부에 따라 동일한 ‘유세차량’이라도 처리가 달라질 수 있다는 의미다.
정당은 “시민 불편 인지”…후보들에 ‘주의 당부’
논란이 커지자 정당 측에서는 시민 불편을 인지하고 있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민주당 경남도당 관계자는 “당에서도 시민들의 불편과 민원을 잘 인지하고 있다”고 전하면서 “불법 주정차로 인한 문제가 없도록 후보자들에게도 각별히 주의해 달라고 당부하고 있다”고 밝혔다.
후보 측에서 ‘유세의 필요성’은 주장하더라도, 횡단보도·인도 사이처럼 위험도가 높은 구역에서의 정차는 결국 보행자와 운전자 모두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 특히 선거 기간에는 유동 인구가 늘고 도심 혼잡이 커지는 경향이 있어, 작은 규정 위반이 더 큰 안전 문제로 번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교통안전 vs 선거운동 자유…남는 과제
이번 논란은 단순한 민원 차원을 넘어, 교통안전과 선거운동 자유 사이의 균형 문제를 다시 드러내고 있다. 제도적으로는 선거운동을 보장해야 하지만, 법이 금지하는 구역에서의 주정차는 그 자체로 사고 위험을 내포한다. 반대로 단속이 지나치게 강경하게 작동할 경우 선거운동 활동이 위축될 수 있다는 점도 현실적인 쟁점이다.
현재까지 드러난 흐름은 ‘처벌 중심’보다는 ‘이동 유도 중심’에 가깝다. 그러나 민원이 반복될 경우 시민들의 인식은 단속의 실효성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신고 접수와 현장 대응이 어떤 기준으로 이뤄지는지, 그리고 등록된 유세차량과 미등록 차량에 대한 조치가 현장에서 얼마나 일관되게 적용되는지에 대한 관심이 커질 전망이다.
What’s Next: 선거 막판까지 ‘불법 주정차’ 관리 강화될까
선거운동 기간이 길어질수록 유세차량의 이동 빈도는 더 늘 가능성이 있다. 지자체와 경찰이 현장에서 어떤 수준의 계도·단속을 병행하는지, 그리고 신고 건수가 특정 지역·시간대에 집중되는지 여부가 핵심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 정당과 후보 측이 ‘안전한 집결지’와 ‘정차 동선’을 어떻게 마련하는지에 따라 유사 민원의 재발도 좌우될 수 있다.
무엇보다 이번 사안은 단속 방식뿐 아니라 시민이 체감하는 안전과 직결된다. 앞으로는 횡단보도·인도 등 사고 취약 지점에서의 반복 위반이 발생하는지, 그리고 그 경우에도 같은 방식의 조치가 유지될지 여부가 주목된다. 선거가 진행되는 동안 교통안전이 후순위로 밀리지 않도록, 제도와 현장 운영이 함께 정교해질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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