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과 이란 간 전쟁 종식 합의가 임박했다는 기대감이 확산되면서 6일(현지시간) 국제유가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금융시장은 위험 선호 심리가 강화되며 주식과 채권도 동반 강세를 보였고, 유가는 ‘호르무즈 해협’ 리스크 완화 기대가 반영되며 100달러 아래로 내려왔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와 주요 보도에 따르면, 시장의 출발점은 양국이 종전으로 가는 방안으로 양해각서(MOU) 체결을 논의 중이라는 관측이다. 보도들에 따르면 MOU에는 이란의 핵농축 일시 중단, 미국의 대이란 제재 해제 및 동결자금 일부 해제, 호르무즈 해협 및 미국의 대이란 해상 봉쇄 조치의 점진적 해제 등이 포함될 것으로 전해졌다.
브렌트·WTI 모두 7%대 급락…“기대감이 가격을 움직여”
이날 ICE 선물거래소에서 7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은 배럴당 101.27달러로 장을 마쳤다. 전장 대비 7.83% 하락한 수치다.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서는 6월 인도분 WTI(서부 텍사스산 원유) 선물이 배럴당 95.08달러로, 7.03% 떨어졌다. 두 유종 모두 지난 4월 이후 최저 수준을 다시 경신했으며, 하락 폭도 4월 17일 이후 최대 규모로 나타났다.
연합뉴스 보도에 인용된 리스타드 에너지 파올라 로드리게스-마시우는 합의가 발표되면 선물 가격이 더 내릴 수 있지만, 현재는 합의 기대감만으로도 유가 하락을 촉발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그는 호르무즈 해협이 즉시 정상화되더라도 글로벌 석유 흐름이 ‘완전히’ 안정화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수 있다며, 정상화까지 6~8주의 시차가 발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주식·채권도 동반 강세…월가, 위험 완화에 베팅
유가 급락과 함께 투자심리도 크게 개선됐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612.34포인트(1.24%) 오른 49,910.59에 거래를 마쳤고, S&P 500은 7,365.10(1.46% 상승), 나스닥 종합지수는 25,838.94(2.02% 상승)으로 마감했다. 특히 S&P 500과 나스닥은 상승 흐름 속에 사상 최고치를 다시 경신했다.
채권시장에서는 인플레이션 우려가 다소 완화되며 금리가 내려갔다. 전자거래 플랫폼 트레이드웹에 따르면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4.35%로 전장 대비 0.07%포인트 하락했고, 30년 만기도 4.94%로 0.04%포인트 내렸다. 이는 금리 하락(채권 가격 상승)으로 해석된다.
전쟁 리스크 완화 신호…트럼프 “합의 가능성 매우 커”
기대감의 배경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도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공영방송 PBS와의 인터뷰에서 이란과의 합의가 “도달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말했으며, 다음 주 중국 방문(14~15일) 이전에 합의가 나올 수 있다고 밝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플랫폼 ‘트루스소셜’에서 이란 협상에서 상당한 진전이 이뤄졌다고 언급하면서, 호르무즈 해협에 발이 묶인 상선들의 탈출을 돕는 ‘해방 프로젝트(Project Freedom)’를 잠시 중단했다고도 밝혔다. 이러한 메시지는 시장에 ‘긴장 완화’ 신호로 받아들여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유가 하락과 별개로 “정상화까지는 길다”
다만 유가가 급락했다고 해서 에너지 공급망 불안이 즉시 해소되는 것은 아니라는 관측도 이어졌다. 실제로 호르무즈 해협은 지난 2월 28일 시작된 미·이란 전쟁 이후 2개월 넘게 사실상 봉쇄 상태에 가까운 상황이 이어져 왔다. 공급 차질이 장기화되는 동안 거래 구조와 운송 경로가 달라졌고, 이 과정에서 에너지 가격과 실물 수급의 조정에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논리다.
또한 호르무즈 해협 리스크가 줄어도 중동 지역에서의 물류·보험·항로 계획이 단시간에 원래대로 돌아오긴 어렵다. 전문가들은 합의 기대가 가격 변동을 앞당길 수 있지만, 실제 정상화는 수주 단위로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한다.
What’s Next: MOU 윤곽과 ‘봉쇄 해제’ 속도가 관건
앞으로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변수는 양국이 논의 중인 MOU의 문구와 실행 일정이다. 특히 핵농축 관련 조치와 함께 제재 해제 및 동결자금 처리, 그리고 무엇보다 호르무즈 해협과 해상 봉쇄가 “얼마나, 어떤 순서로” 풀리는지에 따라 유가의 방향이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다음 관전 포인트는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중국 방문 전후로 합의의 ‘발표’가 현실화되는지 여부다. 합의가 구체화될 경우 위험 선호가 추가로 강화되며 주식과 채권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반대로 합의가 지연되거나 조건이 완화되지 않으면, 유가의 반등과 변동성 확대가 다시 나타날 수 있다는 점도 함께 주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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